이 나쁜놈아 ; A clockwork orange

 

 

쳐다보기만 해도 오줌 지리게 만든다는 눈빛.

친구, 부모, 선생.. 모든 사람들이 두 손, 두 발 다 들고 답이 없다고 하는 아이.

깊고 맑았던 눈동자는 시간이 흘러 아무도 쳐다보지도, 다가가지도 않는 고인 연못물처럼 변해 있었다.

단 한번도 대화라는 것을 해본 적 없는 아이.

단 한번도 누군가와 놀아본 적 없는 아이.

아이는 순수하게 놀았을뿐 홀로.

 

악(惡)의 기원은 선(善)에서, 선의 기원 또한 악에서.

 

눈 하나 깜짝 않고 나쁜 짓을 숨 쉬는 일 다음으로 많이 행하는 알렉스. 그가 아침에 일어나..가 아니라 저녁에 일어나 아침에 잠들기 전까지 벌이는 많은 '나쁜' 일들은 그에게 있어서 나쁜 일들이 아니다. 강도, 폭행, 강간, 살인 등이 그가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는 해서는 안될 나쁜 짓이지만 알렉스 그 자신에게는 그러한 일들이 아침에 일어나 빵과 우유를 먹고 똥을 싸는 일인양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상이다. 그러한 이유로 일반적 범죄자들이 범행 후 가지는 초조한 표정이나 행동이 없다. 범행 저지르기 전 주저함 역시 없다. 이러한 소년에게 사람들은 동정심은 물론이고 화조차 내지 못한다. 오로지 경악할 뿐. 크고 뜨거운 불로 태우고 태워 마지막에 남은 작은 악의 순수한 결정체라 할 수 있을까. 사람들이, 사회가 소년을 착하게 변하게 만들어보겠다고 새로운 치료법을 시도해보지만...

 

알렉스가 범하는 많은 악행들이 정말 선에서 기원하는지 영화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순수한 악은 악에서 태어나는 것인지, 생뚱맞게 하늘에서 뚝하고 떨어지는 것인지 영화에서는 알 길이 없다. 악의 기원이 영화에서 다루는 그렇게 중요한 문제인지도 모르겠다. 영화 속 화자는 알렉스 자신이긴 하지만 자신이 경험한 일들을 가능한 있는 그대로 전하려는 모습으로 느껴진다. 또 오래전의 영화지만 2012년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영화 자체가 만들어진 당시의 사회상을 지금과 단순비교하는게 무리일 수도 있지만 하루가 멀다하고 (선정적이라는 표현으로도 부족한) 쏟아지는 퇴폐적인 제목의 기사들과 천박한 사진, 영상과 참혹한 범죄소식. 영화보다 훨씬 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비현실적인 우리 사는 현실. 사람들에게 악이라 불리우고 손가락질받는 저런 범죄들이 과연 어디에서 왔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적어도 현실에서 악은 무(無)에서 나온게 아니라 유(有)에서 온 것이라 생각한다. 계속 적고 생각을 하다보니 계속 밑으로 파고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그래도 한 번 짧게 적어본다. 한국사회가 6.25전후 사회 전분야에 걸쳐 물리적 크기(Mass)와 속도, 획일성, 가시적 성과에 집착하는 사이 경시하고 있던 인간성이 파괴되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수백만 수천만의 개별 존재가치가 무시된만큼의 비극도 새어나오는 우리 시대는 적어도 그런 악을 자의에 의한 것은 아니지만 분명 만들어내왔다는 것.

 

이미 유명한 고전이지만 아직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이 글은 영화가 무거운 인상일 것이라 의도치 않게 충분히 의도하고 있지만 그 외에도 재밌는 생각할거리, 볼거리는 많다.

루드비히 반 베토벤의 음악을 다시 한 번 찾아보게 하고 흥미로운 공간 코로바 밀크바(Korova milk bar)와 레코드샵. 수십년 전의 영화지만 여전히 감각적인 영화 속 의상, 장면장면마다 흥미롭게 배치된 'singin in the rain', 영화에서 보여지는 역사 속 악인들과 성인(聖人). 그리고 말콤 맥도웰의 연기를 의심케 하는 연기.

 

할 수 있는 얘기는 더 많은데 계속 말하면 입 아프고 팔 아프고 지루할뿐.

일단 보는게 중요. 봤어도 다시 봐도 괜찮은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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