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59904.jpg

 

김영하 / 1996 / 문학동네

 

- 네이버 책 소개 -

 

소설 속 캐릭터, C와 K, 미미와 유디트, 자살안내인 '나'의 모습에서 '죽고 싶어 안달'하는 사람들을 안내하는 자살 사이트들이 곳곳에서 우리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바로 오늘의 우리 내면의 황폐함을 읽으며, 십년 전의 '판타지'가 우리의 현실이 되어 있는 오늘을 발견하는 놀라움을 감출 수 없게 한다. 문학평론가 류보선의 새로운 해설과 함께 죽음의 미학을 탁월하게 형상화한 작품을 새롭게 만나는 자리.

 

***

 

  올해 봄 친구의 추천으로 읽게 되었는데 이제 제가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책이 되었어요. 보통의 관념으로는 자살을 부정적 단어로 생각하는데 이 책에서는 너무나 합당해 보여서 처음엔 좀 혼란스러웠어요. 그래서 처음엔 자살 안내인인 주인공의 행동들을 내가 받아들여야 하는건가 혼란스러웠는데, 읽다보니 아이러니하게도 스스로 내 목숨을 놓아버리는 것은 내가 살아있다는 것, 혹은 내 의지로 살아간다는 것을 표현하는 방법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나는 죽지만 유일하게 내가 나로써 존재하는 순간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 매혹적인 순간의 기록에 나도 모르게 긍정하다가도 한편으로는 차가운 그들의 주변에 경악하기도 했어요. 어쩌면 차가운 주변의 상황을 알고 스스로 죽는 것 마저 내가 맘대로 반대할 순 없겠구나 이런 생각을 했을지도 모르겠어요.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죽음의 이미지만이 남은 이 소설안의 유디트를 자살로 이끌기까지는 화자보다는 어쩌면 그 C라는 사람이 더 큰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싶거든요. 유디트가 온몸으로 외쳐대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무미건조한 사람이었으니까요.

 

  윤리나 행복이라는 이름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포용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네요. 평소에 건조한 삶에 공감하는 분들이라면 아마 이책을 좋아하실것 같아요! 김영하 님의 소설은 많이 읽어보진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주인공들이 하나같이 지루한 삶을 살고 있는것 같아요. 완전히 퇴폐적이거나 반듯하거나. 하지만 비슷한 색채를 가진 사람들이에요. 사건은 독특할지언정 그들의 삶은 나와동일시 되기에 극단적인 전개에도 공감할 수 있지 않나 싶어요. 어쨌든 꼭 읽어보시길!!!!!

 

밑에는 제가 이 책을 읽으며 적어두었던 글귀들입니당^.^

 

***

  화장을 마친 그녀에게서는 사과 냄새가 났다. 염을 끝낸 어머니의 시신에서도 사과 냄새가 풍겼다. 사과는 부패하면서 진한 향기를 풍긴다.

 

  진실은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지만 거짓말은 사람을 흥분시켜.

 

  사람들은 누구나 봄을 두려워한다. 겨울에는 우울해도 이상하지 않다. 그러나 봄은 우울을 더이상 감출 수 없게 만든다. 자신만이 고립되어 있다는 느낌이 증가하는 것이 당연하다. 겨울에는 누구나가 갇혀 있지만 봄에는 갇혀 있을 수밖에 없는 자들만이 갇혀있는다.

 

  아무도 다른 누구에게 구원일 수는 없어요.

 

  이 글을 보는 사람들 모두 일생에 한 번쯤은 유디트와 미미처럼 마로니에 공원이나 한적한 길모퉁이에서 나를 만나게 될 것이다. 나는 아무 예고 없이 다가가 물어볼 것이다. 멀리 왔는데도 아무것도 변한 게 없지 않느냐고. 또는, 휴식을 원하지 않느냐고. 그때 내 손을 잡고 따라오라. 그럴 자신이 없는 자들은 절대 뒤돌아보지 말 일이다. 고통스럽고 무료하더라도 그대들 갈 길을 가라.

 

  왜 멀리 떠나가도 변하는게 없을까. 인생이란.

 

 

 

   

 

 

 모자이크의 발전을 위해 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