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밤입니다.

by. Nr

 

 

임수정씨와 정우성씨가 나온 맥O 커피 CF가 화제입니다.

이문세 아저씨의 <옛사랑>이라는 주옥같은 곡과 애틋한 두 배우의 연기 덕분에 

20초의 광고가 가슴을 둥- 하고 울리더군요.

그 광고를 보고 제일 먼저 생각난 영화입니다.

 

 

<초속 5센티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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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作

감독: 신카이 마코토

목소리 주연: 미즈하시 켄지, 콘도 요시미

 

 

한국 애니메이션의 가장 큰 취약점은 스토리라인이라고 합니다.

애니메이션도 영화처럼 '보여지는 것'과 '이야기 되는 것'의 결합인데,

기술적인 부분만 열심히 투자한 나머지 스토리는 없고 스크린만 꽉 차는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졌다네요.

 

일본 애니메이션에 대해 전문적으로 알지는 못하지만,

소설을 쓰기 위해 DB 작업을 하면서 일본 애니메이션을 일부러 챙겨봅니다.

기저에 깔린 철학적 질문과 섬세한 묘사, 오래도록 남는 여운은 정말 탁월하기 때문입니다.

<초속 5센티미터>의 신카이 마코토 감독는 수채화를 그리는 화가 같습니다.

 

 

애니메이션은 토오노의 성장을 따라 3부작으로 이루어집니다.

 


제 1화. 벚꽃 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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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비슷한 점이 많아 가까워진 중학생 토오노와 아카리.

집안 사정 때문에 아카리가 이사를 가게 된 어느 날, 토오노는 아카리를 만나러 갑니다.

마치 온 세상이 둘의 만남을 방해하는 듯

눈은 하염없이 내리고 기차는 자꾸만 멈춰섭니다.

 

마침내 도착 예정 시간을 훨씬 지나서야 아카리의 동네에 도착한 토오노.

벚꽃처럼 흩날리는 눈 속에서 둘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합니다.

이내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토오노.

따뜻한 색채 속에 녹아있는 아련함이 짠합니다.

 

 

제 2화. 우주 비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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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오노를 짝사랑하는 카나에의 관점에서 이야기는 흘러갑니다.

부드럽고 다정한 토오노를 좋아하게 된 카나에는 그에게 고백하기로 마음 먹지만,

시속 5Km로 멀어지는 로켓을 바라보는 순간

토오노의 마음은 자신이 모르는 먼 미지의 세상을 향하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정제되지 않은 날것의 슬픔이 스크린 가득 채워지고

가슴 아픈 카나에의 짝사랑은 마치 내 일처럼 다가옵니다.


 

제 3화. 초속 5센티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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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라는 대도시에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살아가는 토오노.

오랜 시간 잊고 있었던 가슴 속 무언가가 그의 일상을 흔듭니다.

결혼을 앞두고 고향을 찾은 아카리도 예전 토오노와의 편지를 읽으며

어린 시절 첫사랑이라는 이름의 감정을 다시 떠올립니다.

 

어쩌면 그들은 평생 다시 만나지 못할지도, 스쳐가도 알아보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그들이 간직하는 아름다운 첫사랑만 살아 남겠지요.

매년 초속 5센티미터로 흩날리는 벚꽃잎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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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애틋하고 아련한 일생의 어느 순간을 떠올리게 하는 애니메이션입니다.

기차, 역, 휴대폰, 로켓 등 문명적이며 일상적인 것들 속에서 

누구나 저마다 가슴 속에 뭉클함을 지니고 살아간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 합니다.

 

첫사랑은 순서적으로 제일 처음에 했던 사랑만을 뜻하진 않겠지요.

그 감정 이전의 것들은 결코 사랑이라고 부를 수 없을 만큼

간절하고 애절한 사랑, 저는 그게 첫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더운 여름, 모기와 더위에 지치셨다면

봄밤을 생각나게 하는 <초속 5센티미터>는 어떨까요?

가슴 속에 혼자서 몰래 숨겨두었던 어느 날 어떤 사람을 떠올리면서요.

 

 

 

 

 

 

 
모자이크의 발전을 위해 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