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과 거짓의 유쾌한 소동, 영화 <릴라릴라>
감독: 알랑 그스포너
출연: 다니엘 브륄(데이빗), 한나 헤르츠스프룽(마리), 헨리 허브첸(재키)
독일 영화 <릴라 릴라>는 흥미롭고 때론 진지한 삶과 극의 두 축을 유쾌한 로맨스로 그려냅니다.
레스토랑에서 서빙을 하는 주인공 다비드는 어느 날 중고 시장에서 작은 서랍장을 사게 됩니다.
무언가 꽉 들어있어 잘 열리지 않는 서랍을 낑낑대며 열어본 다비드는,
두꺼운 원고 뭉치를 발견하고 밤을 새어 눈을 떼지 못하고 몰입해서 그것을 읽습니다.
출판되지 않은 어느 로맨스 소설이었죠.
다비드에게는 짝사랑의 대상이 있습니다. 국문학도인 마리인데요.
그녀는 소설을 사랑하고 소설을 쓰는 사람을 사랑합니다.
결국 다비드는 마리에 맘에 들기 위해서 자신이 '발견한' 소설을 자신이 '썼다'고 말하고 말죠.
소설은 마리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다비드는 소설가로써의 명예와 남자로써의 연인을 모두 얻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굉장히 평범한 러브스토리일텐데
영화는 생각대로 쉽게 풀리지 않습니다.
다비드가 그 소설을 쓰지 않았다는 진실을 아는 사람, 재키가 나타난 거죠.
다비드는 사랑을 잃을까봐 전전긍긍하며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재키는 좀 괴짜입니다. 술을 입에 달고 살고 말하는 것도 직설적이고 돈도 무지 밝히죠.
하지만 그가 진짜 괴짜라고 느껴지는 것은, 자신이 쓴 소설을 다비드가 쓴 것처럼 흉내내도 아무렇지 않아한다는 거에요.
되레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을까 고민하죠.
결국 재키의 진실이 밝혀지고 마리와 다비드의 사랑 이야기가 굴곡을 이루면서 영화는 엔딩을 향해 달려갑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내용은 여기까지만!)
소설가로서의 정체성이나 연인 상실에 대한 두려움을 담은 영화는
예상보다 훨씬 가볍고 유쾌하게 진행됩니다.
마치 작은 소동극을 보는 듯한 기분으로 영화의 진행을 따라가다보면
그 귀여움과 독특한 매력에 빠져들고 말지요.
혹자는 <릴라릴라>가 너무 가벼운 것이 아니냐고 평하지만
저는 오히려 그것이 이 영화의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설을 쓴다는 것, 삶에서의 진실과 거짓, 사랑의 감정, 죽음, 인연 등에 대해
쉴새없이 무거운 말들을 쏟아내지 않아도,
톡톡 튀는 로맨스와 유쾌한 농담으로 이야기를 꾸려 나가도,
어느 덧 관객들은 충분히 몰입하게 되고 다비드의 고민을 함께 하게 됩니다.
우디 알렌의 영화 <카이로의 붉은 장미>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옵니다.
"살아있는 사람은 삶이 영화같기를 바라고
영화 속의 사람들은 삶이 실제같기를 원한다."
사실 영화나 소설보다 더 극적인 삶도 있고, 삶의 어떤 국면이 극화되어 스크린이나 종이 위에 새겨지지도 하지요.
별 일 없이 살기를 원하지만 별 일 없이 사는 게 제일 힘든 것 같아요.
수많은 인연과 감정의 엮임이 우리를 이루니까요.
매 순간 우리는 영화의 한 씬, 소설의 한 페이지를 채우고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Nr님의 글에 공감합니다.
모든이가 살면서 몇 편의 소설을 써왔고, 지금도 쓰고, 앞으로도 계속 쓰게 되겠죠.
가벼운듯 무거운듯.
영화 잘 볼게요.





포스터만 봐도 빡!! 유쾌한 로맨스이군요!
독일의 로맨스는 어떠할 지 궁금한데요..ㅎ
타인의 삶, 노킹온헤븐스도어 등등 독일영화들 참 좋게 봤습니다만
그럼에도 독일영화는 예술적이거나 지루하거나 딱딱하거나 그럴 것 같은 편견이 있는데
어떤 느낌으로 영화가 나왔던가요~~